2009년 06월 30일
스타2 번역시 고유명사 풀어쓰기의 문제
마린이 해병으로 번역된게 뭐가 어떻다는 건가?
0.
본문에서 말하는 언어적 사대주의의 문제는 분명 잘못된게 맞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그 외의 문제도 복잡하게 얽혀 있지요.
일단, 여기서 문제시 하는 번역들은 대부분이 '고유명사'에 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도 몇몇 분야에서 돈 받고 일을 해 본 번역가 나부랭입니다만, 언제부턴가 유행처럼 되어온, 가능하면 무조건 풀어쓰는 번역 형태가 반드시 옳다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번역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분야이고, 실제로 어떤 식으로 처리해도 이게 옳다 저게 옳다 찬반논란은 끊이질 않는다는 점을 미리 밝히며, 개인적인 생각임도 밝힙니다.
1.
스타2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대부분 특정 장비, 혹은 유닛의 '이름' 들입니다. 현실에서 예를 찾아보면...
한국 공군의 전투기들을 보면...
F-4팬텀, F-16팰콘, F-15이글 등, 대체로 원어를 그대로 사용합니다. 유독 F-5만은 '제공호'라는 우리 말 이름이 있네요.
F-4유령(악령, 원령등), F-16매(송골매, 새매등), F-15독수리 등으로 고쳐야만 옳다고 느껴지고,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많을겁니다. 다만 옳고 그름을 떠나서 현실의 용례는 이렇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대해서는 아직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학자나 직업 번역가들 간에도 견해가 다르다는 것이겠지요.
2.
와우의 한글화가 '고유명사를 풀어쓰는 번역이 옳다'는 분들의 호평을 받는것으로 압니다. 와우의 한글화에 대해서 제 입장은 원작의 이해가 부족한 부분의 '실수'를 제외하면 긍정적인 편입니다만, 실은 와우 역시 약간의 선을 그어놓은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종족명'의 부분이죠. 가령 Goblin은 요마가 아니라 고블린이고, Gnome은 땅의 정령이 아니라 노움이고, Elf는 요정이 아니라 엘프입니다. 드레나이(스펠링을 모르겠음)를 어거지로 '드레노어人'이라고 고치지도 않았습니다. 이걸 고칠수 있는가 없는가를 떠나서, 실제로 저런식으로 고치는 경우도 존재하거든요. 와우의 경우도, 신경 쓸 거리가 더 많아지긴 하겠지만 고치려고 들면 못 고칠것도 없는 부분입니다.
서문에서 마치 저는 '고유명사 번역을 반대한다' 처럼 읽힐까봐 미리 밝히지만, 저는 바꾸고 말고를 떠나 '일관성'을 최우선 사항으로 칩니다. 이런 부분에서 와우는 거의 완벽한 우등생이죠. 또한 고블린이며 엘프를 원어대로 놔둔 '선' 또한 마음에 듭니다. 글쎄요, 모르겠네요. 무조건 국어 단어로 치환이 옳다고 보시는 분들은 이 부분을 아쉬워 하실지도요.
아무튼 저는 요마니 밤요정이니 피요정이니 식인귀니 하는건 그다지 보고싶지 않음.
3.
번역에 있어서 정말 머리 깨지도록 고민했던 경험을 이야기 하라면, Warhammer 40000, Dawn of War의 확장팩 윈터어설트를 들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여러 확장팩중 윈터어설트와 다크크루세이드의 현지화에 직접 참여했었는데, 윈터어설트의 경우 '사서 고생'을 한 경험때문에 기억에 남는군요.
제가 가장 고심했던 부분이 신종족 임페리얼 가드의 '가드'를 어떻게 번역하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일단 기존 번역 상태는 '근위대/근위병'으로 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guards는 그 뜻만 있는게 아니지요. 대표적으로 '경비'의 의미가 있고, '해안 경비대'지 '해안 근위대'는 아니니까요. 실제로 설정상 의미를 살펴보면 임페리얼 가드는 '제국근위대'가 아니라 '제국국방군'정도의 번역이 타당합니다.
그리하여 고민했습니다. 번역이란게 문장을 몽땅 살펴줘야 하기 때문에, 바꾼다고 '찾아 바꿈' 으로 한방에 해결할 수 있는게 아니거든요. 게다가 이미 90퍼센트가 완성된 상태라... 진짜로 갈등되더군요. 거의 반나절의 고민 후, 저는 몽땅 '임페리얼 가드'로 통일하기로 결정하고 이틀간 죽을 고생을 사서 했답니다. 여기에 관해서는 결과적으로 호평을 받았기 때문에 꽤나 보람이 있었다고 생각됩니다(다만 미처 보지 못해 실수한 부분도 있긴 함).
번역 하다보면, 진짜로 1:1로는 절대로 딱 맞는 단어를 찾기 힘들고, 어거지로 번역하면 긁어 부스럼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4.
고유명사의 대표격 하면 '사람 이름'이 있습니다. 다른건 다 건드려도, 이름은 진짜 안 건드리는게 번역자들 사이에서는 속 편한 관례입니다. 별명 말고, 말 그대로 성과 이름이요. 한국인의 절대다수가 뜻글자인 한자 이름을 가지지만, 그 훈에 대해서는 이름 지을 때 말고는 그다지 신경 안 쓰는거랑 같은거지요.
하지만 몇몇 신념 있으신 번역자분들은 과감하게 이 선도 뛰어넘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통 욕을 먹죠. 언어사대주의니, 느낌이니 이야기를 하기 전에 글 읽는데 불편하거든요. 아마 이건 문화적 차이도 있겠습니다만은.
기술적으로도, 이름을 번역하기 시작하면 이거 답이 없어요. 진짜 손 댈 부분이 한두개가 아니거든요.
최근 2편이 나와 화제가 되고있는 트랜스포머의 주인공 로봇을 보면, 이름이 옵티머스 프라임 입니다. Optimus는 라틴어로 최고라는 뜻이에요. Prime은 영어로 같은 뜻으로, 라틴어 Primus에서 온 말인데, 의미는 '첫번째'란 뜻이죠. 어이쿠 그런데 사람 이름으로 쓰이면 그 뜻은 '첫번째 태어난 남자아이', 즉 '일남이'가 되네요. 실제로 고대 로마 인물들 이름으로 심심찮게 나오는 이름 중, 프리무스와 퀸투스는 각각 일남이, 오남이 란 뜻이지요. 물론 그 사람들이 실제로 첫째나 다섯째였을 가능성은 이름과는 무관합니다. 그냥 관습적으로 흔히 사용된 이름이니까요.
아무튼 누가 이름 지었는지 몰라도, 창조자는 진짜로 얘가 킹왕짱이 되기를 원했나봅니다. 학창시절에 놀림좀 받았을 듯요. 자, 옵티머스 프라임 한 번 번역해 보실 분?
그냥 여담이지만... 옵티머스 프라임 이란 이란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왜 라틴어+영어의 유의어를 두 개 붙여놨을까. 무슨 의도일까. 영어 사전에는 primus도 나오는데 왜 옵티머스 프라이머스가 아닐까'라며 작명자의 의도에 대해 되도 않는 고민을 했었습니다. 직업병이에요.
5.
그리고 단어 자체에 문제는 없는데, 특정 문화권에서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지다 보니 이래저래 손을 봐야하는 경우도 있어요.
가령 '괴뢰'나 '인민'이란 단어를 쓰면 어디론가 잡혀가서 다시는 못 돌아올것 같다는 생각이 들것도 같다는 것이지요.
5-1. 그리고 단어야 어찌됐건, 문장 쓰는 방법이 언어마다 다르다보니 생기는 문제도 있네요.
'역습의 샤아'라는 제목의 애니메이션이 있습니다. 저렇게 직역하는건 아무 무리가 없는데 한국어는 저런 식으로 '의'를 붙여 쓰지 않거든요.
6.
3에서 다루었던 내용의 연장인데, 한국어로 바꾸라면야 바꾸겠지만 안 바꾸는게 나은 경우들이 진짜 생각보다 많지요.
제가 스타2의 지역화(로컬라이징) 방침에 불만을 가진 이유는 '단어만 국어로 바꾸면 땡이냐?' 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시즈탱크를 공성전차로 바꾸는게 쪽팔린 일이냐... 고 트랙백 본문 쓰신분이 말씀하셨는데 저는 종니 어색하네요. siege에 성을 공격한다라는 뜻이 있긴 하지만 이건 그저 성을 공격하는 전술에 '포위'가 기본이 되기 때문이고, 주된 의미는 '포위'쪽에 가깝거든요. 참고로 굳이 한국어로 바꿔야 하겠다면 사전에는 공위攻圍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존나 딱딱한(덤으로 구닥다리) 군사 관련 서적이 아니면 절대 볼 수 없는 단어네요. 공성전차는 '단어만 치환하면 땡이다' 라는 먹튀 번역가들의 전형적인 오역의 예라고 하겠고, 포위전차 정도가 낫겠네요. 공위전차는 더 이상하고;
배틀크루저의 경우도... 밀덕들은 보통 순양전함을 선호하지요. 저도 순양전함이 익숙하긴 한데 여기에 대해서는 밀덕 이야기가 되므로 일단 줄이겠습니다. 여기에 관해서는 '전투하지 않는 순양함은 없으므로 순양전함이 맞다'는 유명한 '정리'가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순항하지 않는 전함도 없'으므로 절대 설명이 불가능한 영역으로 사료됨(농담입니다).
콜로서스는 '거신'이라고 한 모양인데 드레드노트, 저거노트, 콜로서스 등은 이렇게 쉽게 번역해 버리면 좀 속상한 다의적인 단어들이지요. 에휴... 뭐 그럼.
번역은 '그냥 아무 단어나 자리 바꿈하면 되는, 사전 볼 줄 알면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니거든요. 좋은 번역자의 진가는 문장의 자연스러움 뿐 아니라 단어 선정에서도 드러나지요.
7.
6과 구분이 쉽지 않지만, 단어선정이 잘못되어서 '번역자 병신새끼 뭔소린지 모르겠네 그럴거면 아예 그냥 원어를 쳐 써라' 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경우도 있어요.
여기에 관해서는 정말 유익한 글을 많이 올려주시는 모 님의 '오류시리즈'에서 주옥같은 껀수를 본적이 있는데, Papal states를 '파팔국' 이라고 번역한 경우입니다. 참고로 Papal은 '교황'을 뜻하는 Pope의 형용사형입니다. 교황령이란 뜻이겠지요.
그리고 예로부터 '병신번역사건' 하면 게임계가 단연 탑입니다. 이제는 후속작을 볼 수 없는(아마도?) 고전명작 위저드리6의 국내 정발판 메뉴얼에 보면, 종족 Elf를 '개구쟁이'라고 번역해 놨었어요. 좀 짱인덧. '단어 치환만 한 번역'의 대표적인 예가 되겠네요. 참고로 사전 찾아보면 elf에는 개구쟁이니 장난꾸러기니 하는 뜻이 있긴 있음.
8.
그리고... 바꿀 수 있는건 바꾼다, 의 당위성에 대해서도 저는 좀 회의적입니다. 저라면 '바꿀 필요가 있는 것'을 바꿀것 같습니다. 제 외국인 친구중에 Archer라는 성을 가진 녀석이 있습니다. 제가 '자 이제 석궁수를 보여줘' 라고 놀리곤 합니다만, 제가 번역하는 문장에 Archer라는 사람이 있다면 '궁수'라고 번역해야 할까요? 저라면 안 그럴겁니다. Smith나 Baker에게 '가업은 대장장이/제빵사이신가요?'라고 안 묻는것과 비슷한 이유로요.
'그건 안 바꾸는게 당연하잖아' 라고 생각되시나요? 그런데 '당연히 바꿔야지' 라고 생각하는 번역자들도 있거든요. 결국 기준의 문제라는 이야깁니다.
만약에 현실에서 그게 당연한 일이라면 저도 일관성을 위해서 개인적으로 어색하더라도 부지런히 작업하겠지만, 글쎄요 실제로는 꼭 그렇지만은 않거든요. 실제 병기 이름인 톰캣이나 렙터를 수코양이나 맹금이라고 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받아들이는데 굳이 게임에서 쓰는 용어는 기를 쓰고 바꿔야 할 당위성을 느끼지 못하겠다는 겁니다. 뭐 저는 권위에 약한 사람이라 권위있는 학회나 정부에서 번역 지침이 나온다면 아마도 그걸 따르겠지 싶습니다만, 말머리에 적었듯 여기에 관해서는 학자들 간에도 의견이 분분한 것이 사실입니다.
9.
중국어와 일본어를 보면, 중국같은 경우는, 사용 문자의 문제도 있겠지만 자문화 중심주의 때문에 한국같으면 그냥 외래어로 처리될법한 단어에도 정부시책으로 인위적인 대체어를 마련하는 형태입니다. 가령 center같은 경우 '중심'이라는 단어를 쓰더라구요.
일본은 정 반대로 무분별하다 싶을 정도로 외래어를 표기하는 카타가나가 난무합니다. 아마 일본어 공부하시는 분들은 여기에 관해 한 번 쯤 컬쳐쇼크를 느껴보셨지 않나 싶네요. '이런걸 왜 카타가나로 쓰는거야!' 정도의.
한국어는 여러모로 그 중간 정도네요. 제가 한국의 경우가 제일 낫다고 생각하는건 아마 한국인이고 그 문화에 익숙하기 때문이겠습니다만.
10.
몇몇 분들은 자신들과 의견이 다른 사람들에게 서슴없이 '문화 사대주의자'라는 표현까지 쓰던데요, 제가 보기에 그런 분들은 반대측 입장 사람들에게 '자문화 중심주의자'라는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어 보입니다. 어찌 그리 서로 편협하고 배타적으로 상대를 받아들이시는지. 제가 양비론을 진짜 싫어하는데 그래도 양 극단에 서신 분들을 보면 좀 안타깝네요.
그냥 번역도 좀 해보고, 언어에 관심이 많고, 스타2도 기대중인 사람으로서 몇 자 적어봤습니다. 새벽에 생각나는대로 적어서 좀 난잡한 글이 되었네요.
0.
본문에서 말하는 언어적 사대주의의 문제는 분명 잘못된게 맞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그 외의 문제도 복잡하게 얽혀 있지요.
일단, 여기서 문제시 하는 번역들은 대부분이 '고유명사'에 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도 몇몇 분야에서 돈 받고 일을 해 본 번역가 나부랭입니다만, 언제부턴가 유행처럼 되어온, 가능하면 무조건 풀어쓰는 번역 형태가 반드시 옳다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번역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분야이고, 실제로 어떤 식으로 처리해도 이게 옳다 저게 옳다 찬반논란은 끊이질 않는다는 점을 미리 밝히며, 개인적인 생각임도 밝힙니다.
1.
스타2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대부분 특정 장비, 혹은 유닛의 '이름' 들입니다. 현실에서 예를 찾아보면...
한국 공군의 전투기들을 보면...
F-4팬텀, F-16팰콘, F-15이글 등, 대체로 원어를 그대로 사용합니다. 유독 F-5만은 '제공호'라는 우리 말 이름이 있네요.
F-4유령(악령, 원령등), F-16매(송골매, 새매등), F-15독수리 등으로 고쳐야만 옳다고 느껴지고,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많을겁니다. 다만 옳고 그름을 떠나서 현실의 용례는 이렇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대해서는 아직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학자나 직업 번역가들 간에도 견해가 다르다는 것이겠지요.
2.
와우의 한글화가 '고유명사를 풀어쓰는 번역이 옳다'는 분들의 호평을 받는것으로 압니다. 와우의 한글화에 대해서 제 입장은 원작의 이해가 부족한 부분의 '실수'를 제외하면 긍정적인 편입니다만, 실은 와우 역시 약간의 선을 그어놓은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종족명'의 부분이죠. 가령 Goblin은 요마가 아니라 고블린이고, Gnome은 땅의 정령이 아니라 노움이고, Elf는 요정이 아니라 엘프입니다. 드레나이(스펠링을 모르겠음)를 어거지로 '드레노어人'이라고 고치지도 않았습니다. 이걸 고칠수 있는가 없는가를 떠나서, 실제로 저런식으로 고치는 경우도 존재하거든요. 와우의 경우도, 신경 쓸 거리가 더 많아지긴 하겠지만 고치려고 들면 못 고칠것도 없는 부분입니다.
서문에서 마치 저는 '고유명사 번역을 반대한다' 처럼 읽힐까봐 미리 밝히지만, 저는 바꾸고 말고를 떠나 '일관성'을 최우선 사항으로 칩니다. 이런 부분에서 와우는 거의 완벽한 우등생이죠. 또한 고블린이며 엘프를 원어대로 놔둔 '선' 또한 마음에 듭니다. 글쎄요, 모르겠네요. 무조건 국어 단어로 치환이 옳다고 보시는 분들은 이 부분을 아쉬워 하실지도요.
아무튼 저는 요마니 밤요정이니 피요정이니 식인귀니 하는건 그다지 보고싶지 않음.
3.
번역에 있어서 정말 머리 깨지도록 고민했던 경험을 이야기 하라면, Warhammer 40000, Dawn of War의 확장팩 윈터어설트를 들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여러 확장팩중 윈터어설트와 다크크루세이드의 현지화에 직접 참여했었는데, 윈터어설트의 경우 '사서 고생'을 한 경험때문에 기억에 남는군요.
제가 가장 고심했던 부분이 신종족 임페리얼 가드의 '가드'를 어떻게 번역하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일단 기존 번역 상태는 '근위대/근위병'으로 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guards는 그 뜻만 있는게 아니지요. 대표적으로 '경비'의 의미가 있고, '해안 경비대'지 '해안 근위대'는 아니니까요. 실제로 설정상 의미를 살펴보면 임페리얼 가드는 '제국근위대'가 아니라 '제국국방군'정도의 번역이 타당합니다.
그리하여 고민했습니다. 번역이란게 문장을 몽땅 살펴줘야 하기 때문에, 바꾼다고 '찾아 바꿈' 으로 한방에 해결할 수 있는게 아니거든요. 게다가 이미 90퍼센트가 완성된 상태라... 진짜로 갈등되더군요. 거의 반나절의 고민 후, 저는 몽땅 '임페리얼 가드'로 통일하기로 결정하고 이틀간 죽을 고생을 사서 했답니다. 여기에 관해서는 결과적으로 호평을 받았기 때문에 꽤나 보람이 있었다고 생각됩니다(다만 미처 보지 못해 실수한 부분도 있긴 함).
번역 하다보면, 진짜로 1:1로는 절대로 딱 맞는 단어를 찾기 힘들고, 어거지로 번역하면 긁어 부스럼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4.
고유명사의 대표격 하면 '사람 이름'이 있습니다. 다른건 다 건드려도, 이름은 진짜 안 건드리는게 번역자들 사이에서는 속 편한 관례입니다. 별명 말고, 말 그대로 성과 이름이요. 한국인의 절대다수가 뜻글자인 한자 이름을 가지지만, 그 훈에 대해서는 이름 지을 때 말고는 그다지 신경 안 쓰는거랑 같은거지요.
하지만 몇몇 신념 있으신 번역자분들은 과감하게 이 선도 뛰어넘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통 욕을 먹죠. 언어사대주의니, 느낌이니 이야기를 하기 전에 글 읽는데 불편하거든요. 아마 이건 문화적 차이도 있겠습니다만은.
기술적으로도, 이름을 번역하기 시작하면 이거 답이 없어요. 진짜 손 댈 부분이 한두개가 아니거든요.
최근 2편이 나와 화제가 되고있는 트랜스포머의 주인공 로봇을 보면, 이름이 옵티머스 프라임 입니다. Optimus는 라틴어로 최고라는 뜻이에요. Prime은 영어로 같은 뜻으로, 라틴어 Primus에서 온 말인데, 의미는 '첫번째'란 뜻이죠. 어이쿠 그런데 사람 이름으로 쓰이면 그 뜻은 '첫번째 태어난 남자아이', 즉 '일남이'가 되네요. 실제로 고대 로마 인물들 이름으로 심심찮게 나오는 이름 중, 프리무스와 퀸투스는 각각 일남이, 오남이 란 뜻이지요. 물론 그 사람들이 실제로 첫째나 다섯째였을 가능성은 이름과는 무관합니다. 그냥 관습적으로 흔히 사용된 이름이니까요.
아무튼 누가 이름 지었는지 몰라도, 창조자는 진짜로 얘가 킹왕짱이 되기를 원했나봅니다. 학창시절에 놀림좀 받았을 듯요. 자, 옵티머스 프라임 한 번 번역해 보실 분?
그냥 여담이지만... 옵티머스 프라임 이란 이란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왜 라틴어+영어의 유의어를 두 개 붙여놨을까. 무슨 의도일까. 영어 사전에는 primus도 나오는데 왜 옵티머스 프라이머스가 아닐까'라며 작명자의 의도에 대해 되도 않는 고민을 했었습니다. 직업병이에요.
5.
그리고 단어 자체에 문제는 없는데, 특정 문화권에서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지다 보니 이래저래 손을 봐야하는 경우도 있어요.
가령 '괴뢰'나 '인민'이란 단어를 쓰면 어디론가 잡혀가서 다시는 못 돌아올것 같다는 생각이 들것도 같다는 것이지요.
5-1. 그리고 단어야 어찌됐건, 문장 쓰는 방법이 언어마다 다르다보니 생기는 문제도 있네요.
'역습의 샤아'라는 제목의 애니메이션이 있습니다. 저렇게 직역하는건 아무 무리가 없는데 한국어는 저런 식으로 '의'를 붙여 쓰지 않거든요.
6.
3에서 다루었던 내용의 연장인데, 한국어로 바꾸라면야 바꾸겠지만 안 바꾸는게 나은 경우들이 진짜 생각보다 많지요.
제가 스타2의 지역화(로컬라이징) 방침에 불만을 가진 이유는 '단어만 국어로 바꾸면 땡이냐?' 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시즈탱크를 공성전차로 바꾸는게 쪽팔린 일이냐... 고 트랙백 본문 쓰신분이 말씀하셨는데 저는 종니 어색하네요. siege에 성을 공격한다라는 뜻이 있긴 하지만 이건 그저 성을 공격하는 전술에 '포위'가 기본이 되기 때문이고, 주된 의미는 '포위'쪽에 가깝거든요. 참고로 굳이 한국어로 바꿔야 하겠다면 사전에는 공위攻圍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존나 딱딱한(덤으로 구닥다리) 군사 관련 서적이 아니면 절대 볼 수 없는 단어네요. 공성전차는 '단어만 치환하면 땡이다' 라는 먹튀 번역가들의 전형적인 오역의 예라고 하겠고, 포위전차 정도가 낫겠네요. 공위전차는 더 이상하고;
배틀크루저의 경우도... 밀덕들은 보통 순양전함을 선호하지요. 저도 순양전함이 익숙하긴 한데 여기에 대해서는 밀덕 이야기가 되므로 일단 줄이겠습니다. 여기에 관해서는 '전투하지 않는 순양함은 없으므로 순양전함이 맞다'는 유명한 '정리'가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순항하지 않는 전함도 없'으므로 절대 설명이 불가능한 영역으로 사료됨(농담입니다).
콜로서스는 '거신'이라고 한 모양인데 드레드노트, 저거노트, 콜로서스 등은 이렇게 쉽게 번역해 버리면 좀 속상한 다의적인 단어들이지요. 에휴... 뭐 그럼.
번역은 '그냥 아무 단어나 자리 바꿈하면 되는, 사전 볼 줄 알면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니거든요. 좋은 번역자의 진가는 문장의 자연스러움 뿐 아니라 단어 선정에서도 드러나지요.
7.
6과 구분이 쉽지 않지만, 단어선정이 잘못되어서 '번역자 병신새끼 뭔소린지 모르겠네 그럴거면 아예 그냥 원어를 쳐 써라' 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경우도 있어요.
여기에 관해서는 정말 유익한 글을 많이 올려주시는 모 님의 '오류시리즈'에서 주옥같은 껀수를 본적이 있는데, Papal states를 '파팔국' 이라고 번역한 경우입니다. 참고로 Papal은 '교황'을 뜻하는 Pope의 형용사형입니다. 교황령이란 뜻이겠지요.
그리고 예로부터 '병신번역사건' 하면 게임계가 단연 탑입니다. 이제는 후속작을 볼 수 없는(아마도?) 고전명작 위저드리6의 국내 정발판 메뉴얼에 보면, 종족 Elf를 '개구쟁이'라고 번역해 놨었어요. 좀 짱인덧. '단어 치환만 한 번역'의 대표적인 예가 되겠네요. 참고로 사전 찾아보면 elf에는 개구쟁이니 장난꾸러기니 하는 뜻이 있긴 있음.
8.
그리고... 바꿀 수 있는건 바꾼다, 의 당위성에 대해서도 저는 좀 회의적입니다. 저라면 '바꿀 필요가 있는 것'을 바꿀것 같습니다. 제 외국인 친구중에 Archer라는 성을 가진 녀석이 있습니다. 제가 '자 이제 석궁수를 보여줘' 라고 놀리곤 합니다만, 제가 번역하는 문장에 Archer라는 사람이 있다면 '궁수'라고 번역해야 할까요? 저라면 안 그럴겁니다. Smith나 Baker에게 '가업은 대장장이/제빵사이신가요?'라고 안 묻는것과 비슷한 이유로요.
'그건 안 바꾸는게 당연하잖아' 라고 생각되시나요? 그런데 '당연히 바꿔야지' 라고 생각하는 번역자들도 있거든요. 결국 기준의 문제라는 이야깁니다.
만약에 현실에서 그게 당연한 일이라면 저도 일관성을 위해서 개인적으로 어색하더라도 부지런히 작업하겠지만, 글쎄요 실제로는 꼭 그렇지만은 않거든요. 실제 병기 이름인 톰캣이나 렙터를 수코양이나 맹금이라고 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받아들이는데 굳이 게임에서 쓰는 용어는 기를 쓰고 바꿔야 할 당위성을 느끼지 못하겠다는 겁니다. 뭐 저는 권위에 약한 사람이라 권위있는 학회나 정부에서 번역 지침이 나온다면 아마도 그걸 따르겠지 싶습니다만, 말머리에 적었듯 여기에 관해서는 학자들 간에도 의견이 분분한 것이 사실입니다.
9.
중국어와 일본어를 보면, 중국같은 경우는, 사용 문자의 문제도 있겠지만 자문화 중심주의 때문에 한국같으면 그냥 외래어로 처리될법한 단어에도 정부시책으로 인위적인 대체어를 마련하는 형태입니다. 가령 center같은 경우 '중심'이라는 단어를 쓰더라구요.
일본은 정 반대로 무분별하다 싶을 정도로 외래어를 표기하는 카타가나가 난무합니다. 아마 일본어 공부하시는 분들은 여기에 관해 한 번 쯤 컬쳐쇼크를 느껴보셨지 않나 싶네요. '이런걸 왜 카타가나로 쓰는거야!' 정도의.
한국어는 여러모로 그 중간 정도네요. 제가 한국의 경우가 제일 낫다고 생각하는건 아마 한국인이고 그 문화에 익숙하기 때문이겠습니다만.
10.
몇몇 분들은 자신들과 의견이 다른 사람들에게 서슴없이 '문화 사대주의자'라는 표현까지 쓰던데요, 제가 보기에 그런 분들은 반대측 입장 사람들에게 '자문화 중심주의자'라는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어 보입니다. 어찌 그리 서로 편협하고 배타적으로 상대를 받아들이시는지. 제가 양비론을 진짜 싫어하는데 그래도 양 극단에 서신 분들을 보면 좀 안타깝네요.
그냥 번역도 좀 해보고, 언어에 관심이 많고, 스타2도 기대중인 사람으로서 몇 자 적어봤습니다. 새벽에 생각나는대로 적어서 좀 난잡한 글이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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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원어/번역
프로그래머와 영어 일본과 영어 노벨상 수상자가 여권이 없다? 엉터리 IT 번역'타협은 없다' 학부대상의 기초/ 입문서들은 좋은(!) 번역을 해서 뿌리는 게 낫다. 어차피 대학원 이상/현업은 알아서 공부하는 게 보통이니...하지만 좋은(!) 번역이 있다면야 저널이든 뭐든 원서보는것보다야 낫지. 요샌 많이 나아졌지만.. 어쨌거나, 공부하려면 영어는 필수. 정보의 속도가 가속화된 요새는 더더욱... (겸사겸사 컨퍼런......more
제목 : "한글로 있는 걸 굳이 영어로 쓰는게 문제..
마린이 해병으로 번역된게 뭐가 어떻다는 건가? 전체적인 골자에 있어서는 동의합니다만, "한글로 있는 걸 굳이 영어로 쓰는게 문제 아닌가"에는 다소 동의하기 어렵네요. 보통 자판을 키보드라 하고, 머리 건조기보다는 헤어 드라이어라고 하는 게 문제라고 지탄받을 정도의 문제일까요? (짧은 지식으로 껌이 외래어인 것은 알지만, 스포츠나 게임 등 역시 외래어던가요?) 비판과 그에 대한 성찰의 요구가 가능할진 몰라도 "너네 문제임 ㅇㅇ" 할 정도인가 싶습......more
제목 : 번역에 대한 의견...
스타2 번역시 고유명사 풀어쓰기의 문제스타2의 번역문제와 함께, 요새 크게 회자되고 있는 것이 트랜스포머2 "패자의 역습"입니다.'Revenge of The Fallen'의 번역을 두고, 'Fallen이 비록 패배자, 타락자라는 의미가 있으나, Fallen이라는 이름을 가진 디셉티콘이 극중에 나오니 이것은 마땅히 'Fallen의 복수'라고 번역해야 한다"고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제 의견으로는 제목의 번역은 아주 적절했다고 봅니다.'R......more
제목 : 게임 번역, 단순한 문제는 아니다.
마린이 해병으로 번역된게 뭐가 어떻다는 건가?스타2 번역시 고유명사 풀어쓰기의 문제 스타크래프트 2(이하 스타 2)의 로컬라이징과 관련된 문제로 인해서 수많은 사람들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WOW)의 한글화 때에 이미 한번 불거진 문제로, 영어에 대한 사대주의와 과도할 정도의 완역은 게임에 대한 흥미를 떨어트린다라는 두 가지 큰 입장이 맞선바 있다. 이번 스타 2의 경우도 이와 비슷한 문제이다. 이미......more
제목 : 인건비 때문인가...
스타2 번역시 고유명사 풀어쓰기의 문제막무가내 식 번역 문제로 시끌 시끌한... 눈폭풍 사의 벤2 문제 인데.. 번역가 에게 들어갈 인건비 대신.. 번역 프로그램을 쓰고자 해서 그런게 아닐지..인공지능이 안되니.. 닥치고 번역.. 아닐까 .. 하는 뻘생각...ㅡㅡ;;...more
... 스타2 번역시 고유명사 풀어쓰기의 문제야밤에 두서없이 주절주절 한 글이 이오공감에 올라가 버려서 조금 놀랐습니다. 사흘만에 로그인을 해 보니 많은 분들이 리플과 트랙백으로 의견을 말씀 해 주 ... more
고민도 없고 개념도 없고 번역기로 돌려서 비문만 골라낸 수준의 번역을 들이대는 게임들은 진짜 난감하지요.
10년차 프로 번역가라는 사람도 레일건을 강철 미사일로 번역하는 작태가 언제쯤 고쳐질 지 의문입니다.
일부 번역된 해외 논문들만 보더라도 번역이 잘못되어서 난리 치는게 한두개가 아닌데...
아, 그리고 제공호라는 이름은 정확히 말하자면 KF-5E 혹은 KF-5F같은, 국내 라이센스 개량형에 붙는 이름입니다.
F-5는 제대로 타이거라 부르더군요.
스타1이 너무 대박(?)을 쳐서 스타2의 한글화에 엄청난 거부반응이 있을꺼 같습니다.
아마.. 게임 해설하시는 분들은 머리 깨지겠죠?
그리고 스타2는 영문판으로 할거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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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기억나는건 발더스 게이트1 정식 한글판 당시
매직 미사일을 마법 비행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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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자! 너 번역기 돌렸지!!!!
그런데 좀 후에 같은 삼성에서 나와던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는 토달 수 없을 만큼 훌륭한 번역이여서 용서했지만서도.....
알갈론이라는 대빵몹이 플레이어들을 공격하는데...
'알갈론이 우주폭발을 시전합니다.' ... 뭐 이건 그렇다 치고...
'알갈론이 벌레구멍을 시전합니다.' ...?!?!?!
'알갈론이 검은구멍을 시전합니다.'........!!!!!!!!!!!!!!!!!!!
언어사대주의에 빠지지 말자...라던가 필요한 부분은 우리말화 하는 것은
좋습니다만... 구ㅏ유불급이죠...네...^^
해병이나 유령(고스트) 공성전차 따위의 번역들이 어색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차기 육군 제식 전차도 흑표라는 이름이니까요.
더군다나 공성전차라는 이름 자체는 무기 체계이지 그 무기의 이름이 아닙니다. 흑표 전차의 예를 들어 봤을 때 크루시오가 흑표에 해당되는 무기의 별칭이고, 공성전차는 전차에 대응되는 무기 체계의 이름이죠.
배틀크루져의 경우 원래 베헤모스라는 별칭을 가진 무기입니다. 배틀크루져는 단순히 무기 체계의 이름입니다. 즉 베헤모스나 크루시오 자체는 고유명사가 맞지만 배틀크루져나 시즈탱크는 보통명사입니다. 마찮가지로 마린이나 메딕 같은 경우는 단순히 병과의 이름일 뿐이죠.
크루시오 공성전차라는 이름은 랩터 제공전투기 골든이글 고등훈련기 같은 이름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프로토스 같은 경우는 애초에 영어를 쓰는 종족이 아닙니다. 하이템플러나 다크템플러 같은 이름은 프로토스의 언어로 된 단어를 영어로 옮긴 것일 뿐입니다. 저그는 아마도 테란에서 편의상 이런 저런 이름을 붙인 것으로 봐야 할 것 입니다.
반지의제왕으로 유명한 톨킨 역시 자신의 소설에 이런 관점을 적용하여 번역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적이 있습니다. 자신의 소설은 중간계의 언어로 이루어진 이야기를 영어로 옮긴 것 뿐이라는 것이죠. 톨킨식 가이드라인을 따르면 프로도 배긴스가 아니라 골목쟁이네 프로도 입니다.
그리고 와우의 경우 고유명사라고 볼 수 있는 실바나스 윈드러너나 일리단 스톰레이지(성난폭풍?), 첸 스톰타우트(폭풍맥주?) 같은 이름들의 성을 보면 캐릭터의 개성을 나타낼 수 있는 영어 단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또한 이 성들은 유럽 국가에선 자국어로 번역됩니다. 뭐 중국이나 일본같은 경우는 모르겠지만 한국처럼 일리단 스톰레이지라고 그대로 쓰는 것이 좀 특이한 경우입니다. 그리고 이를 보면 애초에 이들의 이름도 영어로 된 이름이 아니라 아제로스식의 이름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글쓰신 분도 지적했다시피 archer 라는 성을 궁수라고 번역할 것인가 아니면 그냥 아처라고 번역할 것인가는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없는 문제죠. Tom Archer 는 아처 톰일까요, 그냥 톰 아처일까요. Illidan Stormrage 는 성난폭풍 일리단일까요, 그냥 일리단 스톰레이지일까요.
글쓰신 분은 사대주의로 몰아붙이기에는 복잡한 문제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그냥 발음그대로 옮겨적는 것이 가장 간편한 방법일 수 있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유럽권의 이름의 성은 과거 그 사람의 조상이 어떤 직업이었는지를 추정하는 단서가 되기도 합니다.
톰 아쳐의 먼 조상은 궁수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베이커 가문 역시 조상은 제빵사였고, 스미스 가문도 역시 조상은 대장장이었을겁니다.
작품 제작의 원칙을 따진다면 본국어로 치환하는게 맞을 듯 합니다.
F-5 E/F = 타이거 II (Tiger II)
KF-5 E/F = 제공호 (F-5 E/F를 우리나라에서 라이센스 생산한 관계로
따로 붙인 제식명과 별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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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이라는게 정말 골 빠질 정도로 힘든 것인데 물론 한글화는 당연히
찬성하지만 무조건 되는데로 번역만 하면 능사는 아닌 것이죠... ㅜ.ㅜ
그렇지 않은 것을 볼 바에야 차라리 원서를 보겠습니다 ㅠㅠ
위에 예로 든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 정도를 훌륭한 번역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아니 애초에 여기 누가 한글을 낮은 품격으로 본답니까? 글은 좀 읽고 댓글이나 다시죠?
원어 그대로의 번역을 원하시는 분들은
원작의 오리지널리티, 원작 그대로의 느낌을 바라는 측면에서 그러신다고 생각하는데,
관점을 달리해서 보면 진정한 오리지널리티는 완전한 본국어로의 교체에서 오는게 아닌가 싶네요.
대게 지명에는 그 지형의 특성이나, 사람이 살게된 배경이나 하는 그런 단서들을 오랜 시간을 거쳐 함축적으로 포함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의미를 중점에 두어 우리말로 바꾸어놓으면 우리 역시 그런 단서를 파악하기 쉽겠죠.
사람 이름의 경우에도 서양의 경우 이름이 어떻게 생겼나를 파악하거나 적어도 문화권마다 사회적으로 이름에 대한 정서가 어떻게 다른지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각 이름들이 원작 문화권에서 전하는 느낌을 그대로 느낄 수도 있구요.
그야말로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게 진짜 원작을 유지하는 오리지널리티가 아닐지.
이게 완전 옳다....는 건 아니고 그야말로 관점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인듯 하여 무엇이 옳은거니 이대로 해야한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네요.
저는 완전 번역을 지지하는 편이구요 ㅋㅋ
약간 변태적으로 작품에 집착하는 오덕분들은(...;) 대부분 그러하시지 않을까 싶다는....
단순한 1:1 단어 치환이 성의없다.... 싶기도 하겠지만, 번역이라는게 의미를 통하게 해주는 것이지 품격을 따지는 일이 아니지 않나요. 그게 목적이면 김복남씨처럼 엘레강스하고 판타스틱한 단어만 써야하지 않겠냐는..
심플 이즈 베스트라는 격언도 있구요. 원작 느낌의 훼손없는 전달에는 오히려 플러스요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라고 쓰긴 했는데 생각해보니 이 나라 표준어의 정의가 '교양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이라 위와 같은 지적이 의미를 잃는군요. 김복남씨만큼은 아니더라도 엘레강스한 단어를 써야겠군요 ㅋㅋ ㅋㅋ ㅋㅋ 이거 뭐 국가공인 표준어 정의가 허영을 조장하고 있으니 할말이 없네
이런 요구나 "소설 중에서 악의 편을 든 유색인종들"에 대한 이야기 등이 모여 '톨킨은 인종차별주의자이다'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게했죠...
그리고 이 관점에서 보면 영어를 번역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중간계의 언어를 번역한다는 느낌으로 접근하라는 것 입니다.
그보다 워해머의 팬입니다 저! 특히 임페리얼가드의! 그 번역에 참여하셨다니.. 대단하세요 하하
저쪽에서 마린이라 부른다 해서 우리가 꼭 마린의 번역본인 해병대라 부를 필요는 없다 생각합니다. 물론 처음 블리자드에서 이름을 지을때 적용했던 그 고유의 이름을 쓰는건 좋지만 단어치환으로 때려맞출 수 없는이상 완곡한 의역이 필요하다 생각되네요.
J H Lee님 말씀대로 스타2의 시즈탱크는 '크루시오'라는 닉네임이 있고, 그렇다면 한글화 할 때는 '테란 크루시오 공성전차'라고 바꿔버려도 되겠죠.
하지만 딱히 닉네임이 없는 거, 당장 보면 마린 고스트 따위가 있겠는데, 마린은 '해병' 혹은 '해병대'인 게 원체 당연해서 왜 사람들이 태클을 거는 지 전 이해를 못하겠군요:&
다만 고스트를 '유령'으로 해 놓은 건 뭐랄까... 슬프군요. 스타2 인터페이스 유닛 이름 아래 유닛 설명란... 그러니까 스타1의 'Specialist' 칸이 있는 지 모르겠군요. 저게 없이 그냥 '유령'이면 좀 아프겠습니다만.
테란의 전투기들도 닉네임만 있을껄요.
이 문제는 번역이라는 측면 이전에 영어(라틴어) 문화권의 명명법과 우리나라의 명명법이 불러온 차이라고 봅니다.
딱히 잘 설명할수는 없지만, 그냥 명사를 가져다 명명하는 관습과 좀더 의미있는 단어를 조합하여 명명하는 우리나라의 명명법의 차이가 만들어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가지, 자기네 나라 말에서는 좋은 의미라도 같은 단어의 직역이 다른 나라에서는 별다른 의미가 없거나 나쁜 의미인 경우도 있습니다.
'라바'라는 경우에는 미국에서는 별 의미가 없어 명명에 사용되는 단어라고 한다면, 한국어에서의 애벌래는 '꾸물꾸물한 느림보'라는 느낌이 강해 전투병기의 명명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단어입니다...
때문에 전투병기의 이름과 고유명사들은 그냥 번역없이 사용하는 편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병기인 리버를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리버는 약탈자 혹은 파괴자라는 의미입니다.
시즈 탱크는 장거리에서 강한 포격이 가능하다는 시즈 탱크의 특성을 고려하면 '공성전차'쪽이 '포위전차'보다 더 적합하다고 봅니다. (물론 포위공격에도 장거리 타격능력이 필요하기야 하겠지만....)
아크라이트 시즈탱크의 설명에서는 "도시를 공격하거나 기지를 방어할 때는 기동성을 희생하더라도~" "시즈모드는 화력을 강화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등의 설명이 있는 것으로 봐서도 '공성'이라는 표현에 문제가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고유명사의 번역에 대해 음역하는게 옳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이러한 일반명사의 번역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유럽인들의 이름 같은 경우도 예컨데 '하랄드 시구르드슨' 이라는 이름이 있다면
'시구르드의 아들 하랄드'로 번역할 것인가 그냥 음역할 것인가 이런 것들도 논쟁거리가 될 수 있겠죠.
현대인의 이름이라면야 '성씨'로 굳어져 있는 경우겠지만
7세기 경만 해도 아버지의 이름+son 이라는 식으로 아들 이름 뒤에 붙이는게 일상적이었으니까요.
혹은 '토르핀 칼세브니'라는 이름이 나올 경우 '용맹한 토르핀'이라고 할 것인가 그냥 음역할 것인가 이런 문제도 있고.
역사상의 인물들이야 그러한 명칭들이 언제 붙은건지 어떻게 붙은건지 조사해서 번역 할 수 있다손 치더라도
소설 등에서 창작된 인물이라면 조사에도 한계가 있으니....... ...........참 골치아픈 경우가 될 겁니다. ㅠ_ㅠ
처음에 다른 사람을 적었다가 하랄드로 나중에 바꾼거라서 졸지에 하랄드가 7세기 인물이 되어버렸네요. ㅠ_ㅠ
고유명사에 가까운 일반명사를 굳이 해석을 해서 쓸 것인지 그대로 쓸 것인지 문제는,
외국 소설을 번역할 때 번역투를 지양해야하는가
아니면 특유의 문체를 그대로 살려서 느낌을 전달해야하는거랑 비슷해보이기도 하네요.
고블린이나 엘프같은거는 사실 우리 문화권에 비슷한 개념이 없으니까,(뭐 굳이 가져다 붙이려면 붙일수도 있겠지만)
일반명사라 하더라도 그대로 쓰는게 좋지 않을까요.
사실 이름도 그대로 하고 뒤에 괄호 치고 (무슨무슨 뜻임) 이정도가 무난하지 않으려나요.
비슷한 작명법이 우리나라에서 익숙하지 않다면요.
http://blog.naver.com/dbscnddyd/20071273161
뭐가 어디서 부터 잘못됬길래 당연히 우리가 받을수 있는 존중을 그냥 그대로 둬도 자연스러우니
내버려 두자 라는 말이 나오는지 이해를 못하겠네요
솔직히 않해준다고 해도 우리가 그걸 요구할만한 나름의 근거가 있다면 당연히 요구해야 하는게
번역, 번안 이라고 생각하는데 무리해서 바꿀필요 있나.. 이런 소리가 나온다는게 참 창피하고
비참한 기분입니다.
Siege를 공성으로 번역하는게 문제가 될 이유는 별로 없는 것 같은데요. 애초에 현대전 들어 공성 자체의 의미가 요새화된 지역에 대한 공격으로 대폭 확장되지 않았던가요. 물론 깐깐하게 따지자면 포위 전차를 택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전자가 훨씬 자연스러운 건 사실입니다. 아무래도 포위보단 공성이 좀 더 명사적인 성격이 짙거든요.
전투기 제식명칭은 애매하네요. 팀스피리트같은 합동작전을 했던 처지인지라, 독자적인 개성보다는 호환될 수 있는 명칭이 필요하겠지요. 더군다나, 톰캣의 경우 톰캣이겠지만, 수호이 su-33의 NATO의 식별이름은 플랭커-D지요. 전투기에서 번역기준을 잡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론. 블리자드는 해도 됩니다. 님들은 하면 안됩니다. 이거시 바로 빠와의 차이.
'남대문'을 그대로 '남대문'이라는 명칭으로 옮길 것이냐, 뜻으로 해석해서 '남쪽 큰 문'이라고 옮길 것이냐 같은 사소한 문제에서부터 지역명도 마찬가지고, 성씨의 경우도 그러하겠죠.
대전이 대전이라는 이름을 지니게 된 의미를 되집어 보자면 '한밭'이라는 의미겠지만 이걸 굳이 영어권으로 옮겨봐야 그게 제대로 표현됐다고는 생각치 않습니다.(현재는 이미 대전이라는 것이 고유명사화됐으니...)
모 유명 야구 선수(안 좋은 의미로)인 이치로 선수의 경우, '이치로'자체가 '첫째아들'이라는 의미로 붙여지는 관습화의 경우로 보는 게 더 맞습니다. 그렇다고 '미야타네 첫째아들'이라고 하진 않으니까요.
과거에 이러이러 했으니 지금 의미를 옮길 때, 그걸 제대로 옮겨서 적자는 것들이야 다큐멘터리물 같은 데서는 자주 쓰이는 방식이긴 합니다만 그게 일반적으로 사용되냐 하는 건 다른 의미로 놓고 보자는 데 의견 한 번 던집니다.
WOW 같은 경우 "얼음 화살"은 "얼화"라고 부르지만 "어둠의 화살"의 경우엔 "어활"이라고 부르는 것은 실제로 부르는 데 있어서 편리성과 함께 구분의 용이함이 있다는 것도 일반적인 의견이고...
워크래프트 3의 경우 "가속이 되면서 은신 상태가 되는 스킬"은 공통적으로 "윈웍"(윈드워크), "공격력에 비례한 추가 피해가 발생하는 기술"은 "크리"(크리티컬 스트라이크), 스턴을 동반한 광역 폭발 기술을 "꿍"이라고 부르는 걸 생각해보면 아무리 번역어를 만들어 놓아도 플레이어는 자신들에게 가장 익숙한 표현을 사용하거나 신조어를 만들어 낸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초기 스타 중계때 "마린"이나 "해병대"냐로 엄재경씨를 비롯한 해설자들의 의견이 분분할 때 결국 선택된건 일반 유저들이 사용했던 음차 방식이었던 것처럼요.(표준어가 그러하듯 대중적으로 널리 쓰이는 말이 결국 주가 되는 이치)
86년 애니 극장판에선 옵티머스 프라임이 죽은 뒤에 핫로드가 로디머스 프라임이 되죠
그리고 그 한글화를 지지한다면 아에 게임 제목까지 별들의기술?? 이런걸로 번역해야 맞지 싶네요
그리고 이번 한글화는 마케팅 측면에서도 절대적으로 불리 할 것같은데 이해가 안되네요
차라리 스타 1때부터 그랬다면 이해가 가지만,, 유저들 사이에서도 혼란만 가중될 것이고
시간이 조금 지나면 유저들이 자체 패치만들어서 스타 1처럼 돌려서 사용되지 않을까 싶네요
2. 마린을 해병으로 옮기는 것까지는 뭐 별로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실제 유닛의 용도는 몰라도, 설정상으로는 바다에서 상륙작전의 선봉을 맡는 해병대나, 우주에서 행성으로 강하하는 강습작전의 선봉을 맡는 마린이나, 역할이 그다지 틀리다고 보진 않습니다. 다만 문제가 되는건 시즈 탱크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저걸 "공성" 전차라고 번역하는건 심각한 오류가 아닐까 싶습니다. 시즈 모드도 공성 "모드" 라고 할 게 아니라, 공성 "형태"라고 번역을 하는건 어떨까 싶기도 하지요. 중장갑 전차 정도가 사실 제일 의미에 가까와 보입니다만, 그건 사견입니다. 시즈모드 역시 포격진형 정도로 말을 바꿔도 그다지 스타크래프트 상에선 의미가 틀리지 않습니다. 참고로 시즈탱크란 단어가 처음 나온 곳이 스타크래프트는 아니며, 제가 본 것만으로도 Dune II에서도 Siege Tank는 존재했었습니다. 이들이 성을 공략하기 위해 개발된 전차냐면 그건 전혀 아니지만 말이죠. 굳이 중장갑 전차/포격진형같은 견강부회식 말을 끄집어낸건, "그렇게까지 해야 하면 이건 어떠냐"는 이야기일 따름입니다. (이 참에, 비행기도 없애고 날틀이라고 하는건 어떨까요?)
노하우도 충분히 축적되어 있는 상태이고, 그렇게 외래어를 자국어 요소로 바꿔서 흡수하는 전통때문에 단어들의 뜻이 충분히 확장될 수 있었죠. 단순한 자문화 중심주의는 아닙니다. 우리말에서 주민센터를 주민中心이라고 쓰면 좀 이상하지만, 그러한 어색함이
중국어라는 틀안에서도 있는지는 알 수 없죠. 물론, 홍콩같은 경우는 중국대륙보다 로마자를 그대로 쓰거나, 외래어 수가 많긴 합니다.
그리고 일본에서 가타카나 용어가 많은건 일본어의 적은 음절수 때문에 한자의역은
기존에 있는 한자어와 쉬이 겹쳐 버리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겁니다.
우리입장에선 무분별한 외래어 남용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일본어의 핵인 고유어층은 한국어보다 두텁고 튼튼해서 그런 걱정은 별로 없습니다.
저는 오히려 어떤 경우도 언어가 걷는 길이며, 인위적이지만 않다면(이 점에서 중국은 다소 예외겠네요) 언어의 생성도 종말도, 슬프지만 긍정합니다.